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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럽학회 2013년 E-Newsletter_이슈브리핑(2)

작성자
europe
작성일
2014-01-02 00:00
조회
1425
[이슈 브리핑] 키프로스 구제금융과 예금인출 사태
 
안상욱 교수(부경대)
 

2008년 1월 1일 유로존에 가입한 키프로스에 올해 3월 중순 이후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가 부도사태에 몰린 키프로스에 대한 유로존 회원국의 섣부른 해결책 제시로 인해서 키프로스에서는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가 발생하고 있으며, 키프로스 은행의 주요 예금자인 러시아와 유로존이 갈등을 빚는 외교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키프로스는 2012년 6월에 유로존에 구제금융을 신청하였다. 이는 그리스 금융위기와 함께 그리스와 경제적으로 밀접하게 연관되었던 키프로스에서 은행권 부채는 GDP대비 8배까지 상승하였다.

키프로스는 2012년 6월에 유로존에 구제금융을 신청하였다. 이는 그리스 금융위기와 함께 그리스와 경제적으로 밀접하게 연관되었던 키프로스에서 은행권 부채는 GDP대비 8배까지 상승하였다.

유로존 재무장관과 IMF는 3월 16일 키프로스에 100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데 합의하였다. 그러나 문제는 유로존이 키프로스에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이전의 구제금융 지원조건과는 상당히 거리가 먼 조건을 적용하면서 키프로스 경제를 혼돈으로 몰아갔다. 구제 금융 조건 중 하나는 키프로스에서 2.5% 수준이던 법인세를 12.5%까지 인상하는 것이었다. 이 조치는 다른 구제금융국가에도 적용했기 때문에 큰 물의를 빛지는 않았다.

그러나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키프로스 정부에 예금 과세를 통해 58억 유로의 자금을 확보할 것을 요구하였고, 키프로스에 10만유로 이상의 예금에 대해서 9.9%, 10만유로 미만의 예금(원금 및 이자포함)에 대해서 6.75%의 일회성 세금부과를 요구하였다. 키프로스 국내에서 거센 반발에 직면하여 키프로스 정부는 2만유로 미만의 예금에 대해서 과세를 면제하기로 결정했지만, 키프로스 국내에서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가 발생하였다.

결국 키프로스 의회는 3월 19일 키프로스 정부가 유로존과 협의한 구제금융안을 찬성 0, 반대 36, 기권 19, 미출석 1의 앞도적인 표차로 부결시켰다. EU의 조치는 키프로스 국민들 뿐만 아니라, 키프로스 은행에 투자한 외국 금융기관의 우려를 증폭시켰다. 현재 키프로스 은행권의 예금 680억유로 중에서 3분의 1 이상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것으로 추정되며, 특히 러시아 기업은 자금세탁 목적으로 키프로스 은행에 190억 달러를 예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유로존의 예금 과세에 대해 '불공평'하며 '위험'하다고 비난하였다. 유로존의 키프로스 예금 과세안은 EU와 유로존 간의 갈등을 양산하였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도 "키프로스 은행의 예금 과세는 옛 소련식 사회주의 경제에서나 하던 관행으로 러시아인의 재산을 몰수하는 것"이라며 예금 과세가 포함된 유로존의 금융지원안을 강하게 비난했다.

반면에 독일 주도의 유로존은 키프로스 은행의 러시아 예금자들을 위해서 유로존의 구제금융을 사용할 수 없다며 '예금 과세'를 고집하고 있으며, 키프로스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2012년 3월 25일 부터는 긴급 유동성자금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키프로스 금융규제안을 주도하고 있는 독일의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예금 과세'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키프로스 은행은 영원히 영업을 재개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키프로스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 러시아에 접근하였다. 3월 19일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디스 키프로스 대통령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와 전화통화를 하고, 자금 지원을 받기 위해 미할리스 사리스 재무장관을 모스크바로 보냈다. 러시아는 2011년 말 키프로스에 25억유로의 차관을 제공한 바 있다. 사리스 재무장관은 키프로스가 2011년 러시아로부터 제공받은 차관(25억 유로)의 상환 기간을 2021년까지 연장해주는 것 외에 키프로스 은행 지분과 에너지 자산 등을 담보로 수십억 유로의 추가 차관을 제공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사리스 키프로스 재무장관은 러시아 재무장관과 협상을 가졌으나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다.

결국 키프로스는 IMF, EU 등 국제 채권단에서 10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지원 받는 대신 부실한 은행을 구조조정하겠다고 약속하였고 키프로스 양대 은행인 뱅크오브키프로스와 라이키은행의 고액 예금자들의 예금 중 일부로 은행 구조조정 비용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에 따라 키프로스의 은행에 예금을 예치한 고액예금자의 손실은 60%에 이를 전망이다. 다만 당초 구제금융안에서 큰 저항을 불러일으켰던 10만유로 미만의 예금자에 대한 과세는 철회되었다.

이러한 유로존의 키프로스에 대한 금융지원 태도는 영국, 프랑스 등 EU 회원국 외국인 투자자들의 예금을 보호하기 위해서 구제금융을 받을 것을 머뭇거리는 아일랜드 정부로 하여금 거의 떠밀다시피 하여 구제금융을 받게 하였던 태도와는 확연히 거리가 있다.

유로존의 예금주 보호는 소중한 반면에 유로존 내부에 이미 들어와 있는 러시아 자금에 대한 압박은 결국 외교문제로 비화될 뿐이다. 결국 유로존의 전례없는 금융제재는 전 세계적인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